한국 증시의 대표 기업이자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약 4년 5개월 만에 4만원대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 300조원대도 무너지며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14일 삼성전자 주식은 전일 대비 1.38% 하락한 4만9900원에 장을 마감하며, 2020년 6월 15일 이후 처음으로 ‘4만전자’ 대에 진입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98조원으로 떨어져 300조원 선이 붕괴된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꼽히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약 4700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가속화했다.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으로 삼성전자를 순매도 중이며, 이 기간에 총 3조162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8월 56%대에서 51.87%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기술 경쟁력 약화와 외부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보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에 추격당할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외부 불확실성에 민감해진 삼성전자는 최근 트럼프 당선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내 반도체 업종을 대표하는 SK하이닉스도 5.41% 하락하며 17만3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도 약 1800억원어치 매도했다. 이는 전날 미국 증시에서 주요 반도체 종목인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소폭 상승하며 2418.86에 마감해 5거래일 만에 반등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