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서울대인’ 주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서 참가자들이 플래카드를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고려대학교 시국선언 홍보물 갈무리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서울 주요 대학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연이어 열리고 있다. 지난 10일 연세대를 시작으로 서울대(17일), 경북대(18일), 고려대(21일)에서 탄핵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외침이 ‘탄핵 촉구’가 아닌 ‘탄핵 무효’로 향하고 있다.
17일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학생 50여 명이 모여 "불법 탄핵 각하하라" "탄핵무효, 완전부결"을 외쳤다. 두 달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이날 시국선언에 참여한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졸업 예정자 조모(25)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무관심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며 "에브리타임(대학생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고 뭐라도 돕고 싶어 나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계엄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부정선거 의혹은 일부일 뿐이고,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계엄을 선택했다"며 "과반 의석을 가진 야당이 예산 삭감과 줄탄핵으로 반대 의견을 봉쇄하는 상황에서 다른 방법이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서울대 박사과정생 김모(31)씨도 "과거 계엄과 비교하면 소수 병력만 투입됐고 국회 요구로 철회됐다. 내란이라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21일 고려대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오후 4시 고려대 민주광장에서는 재학생과 졸업생 300여 명이 ‘사기탄핵, 민족의 수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주최자인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유모(21)씨는 "서울대와 연세대가 시국선언을 하는데 고려대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반대신문 사전제출·TF대본·검찰조서 증거채택? 사기탄핵, 민족의 수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탄핵 무효를 촉구했다. 고려대 교육학과 16학번 김모(28)씨는 "대통령 탄핵 반대는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들에게 붙는 ‘극우’ 꼬리표에 반감을 드러냈다. 조씨는 "계엄을 비판할 수도 있지만, 민주당을 반대하면 극우로 몰리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민주노총 시위보다 탄핵 반대 시위를 더 강하게 진압하는 것 같다"며 "언론이 좌파 성향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외대 등 다른 대학에서도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위한 서명·모금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