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1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사진: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가지고 살아왔다”며 “헌재가 헌법 수호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49일 만이다. 탄핵소추된 대통령이 헌재 심판정에 출석한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남색 정장과 붉은 넥타이를 착용한 모습으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오후 1시 10분경 서울 종로구 헌재에 도착했다. 경찰은 기동대 약 4000명을 배치하고 차벽을 설치하는 등 헌재 주변의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필요하다면 직접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변론 하루 전인 20일 밤 9시 55분에 법률대리인을 통해 출석 의사를 통보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변론에서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발표된 포고령이 단지 형식적 조치에 불과하며 집행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윤 대통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적 없다”며 “특히 한 전 대표를 사살하라는 보도는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로, 이를 탄핵사유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는 거부하고 있다. 지난 15일 체포된 이후 묵비권을 행사하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공수처의 강제 구인 시도도 거부한 상황이다. 공수처는 이에 대응해 윤 대통령의 접견 제한 및 서신 수발신 금지 등 조치를 취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3일 4차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2월 중 8차까지의 변론 일정을 예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적극적인 출석 대응이 헌재의 최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