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기자간담회 통해 삼성 저격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에서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료: 엔비디아 제공)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질 테스트 지연과 관련해 설계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삼성의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 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한다"며 HBM 테스트가 오래 걸리는 원인을 설계 문제로 지목했다. 다만 그는 "삼성의 성공을 확신한다"며 개선 가능성을 강조했다.
HBM은 인공지능(AI) 가속기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 칩으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는 반면, 삼성은 여전히 품질 테스트 중이다. 황 CEO는 삼성의 초기 HBM 메모리가 엔비디아의 첫 선택이었던 점을 언급하며 "삼성은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 CEO는 이번에 발표한 소비자용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미국 마이크론의 GDDR7 메모리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메모리를 배제한 이유에 대해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이들 기업의 메모리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며 지속적인 성공을 기원했다.
같은 날 CES 기조연설에서 황 CEO는 14개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발표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 중 한국 기업 제품은 포함되지 않아 국내 로봇 업계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황 CEO는 "로봇공학의 챗GPT 순간이 오고 있다"며 물리적 AI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연단에 소개된 로봇들은 미국, 중국, 유럽, 이스라엘,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의 제품들이었으며, 특히 중국 업체가 6곳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이로봇, 홀리데이로보틱스 등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무대에서의 존재감은 미약하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4개 로봇 중 한국 제품이 없다는 점은 심각한 위기"라며 "중국의 약진에 비해 국내 로봇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CEO는 이날 새로운 로봇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발표했다. 이 플랫폼은 물리적 세계의 법칙을 이해해 로봇과 자율주행 차량 등 물리적 AI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는 기술로, 오픈소스로 제공된다.
엔비디아의 로봇공학 혁신과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