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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명, '개딸'과의 거리두기 선언.. 팬덤 정치의 부메랑

사설·칼럼·인터뷰

by 시사 IMPACT 2024. 12. 1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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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강성 지지층이었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지지자들과의 거리두기를 넘어, 이재명 정치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드러내는 선언이라 할 수 있다.

대선과 조기 대선 가능성에 휘말린 이 대표는 이제 그동안의 극성 팬덤, 즉 ‘개딸’(개혁의 딸들)을 버리고 중도층을 잡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 결정은 정치적 위기 속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재명은 자신을 지지하는 20만 명 규모의 팬카페에서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글을 올리며 “너무 바빠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말은 곧 그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개딸’들을 버리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재명은 그동안 강성 팬덤을 의도적으로 이용해왔다. 개딸들은 그의 대선 패배 이후에도 이재명을 진심으로 지지하며 그의 정치적 재기와 복귀를 견인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그들이 자신에게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등을 돌리려는 것이다.

팬덤 정치가 초래한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되었다. 강성 팬덤은 이재명에게 정치적 힘을 실어주었지만, 그들의 과격한 행동은 민주당 내외부에서 큰 반발을 일으켰다. ‘개딸’들이 정치적 논쟁을 비판을 넘어서 인신공격과 폭력적 메시지로 확산시킨 사례가 그것이다.

나경원 전 의원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비명계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살해 위협 현수막이 대표적이다. 이재명은 이러한 행동에 대해 별다른 제지 없이 이를 방관해왔고, 이제 그 결과가 돌아오자 팬덤과의 거리를 두겠다고 선언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책임 회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개딸’들의 극단적인 행동은 정치적 비판을 넘어 대중의 거부감을 일으켰고, 이는 이재명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최근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재명은 더 이상 ‘개딸’들의 과격한 정치적 행동에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하다.

하지만 이재명이 팬덤과의 거리를 두기로 했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성 있는 변화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그의 행보는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방향을 틀고자 하는 비겁한 선택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정치적 계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자료: 연합뉴스)
지난 22대 총선당시 나경원 후보를 향해 여성혐오 표현을 사용한 포스터 (자료: 재명이네 마을)
이재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수막을 게시하고 수박이라는 조롱과 살해협박을 보냄 (자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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