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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디지털 시대, 뇌가 썩어가고 있다.. 콘텐츠 홍수에 빠진 사회의 경고

사설·칼럼·인터뷰

by 시사 IMPACT 2024. 12. 1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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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Oxford University Press

2024년, 옥스퍼드 대학출판부는 ‘뇌 썩음(Brain rot)’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이는 단순한 언어적 트렌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짚고 있다. ‘뇌 썩음’은 과도한 저질 콘텐츠 소비가 개인의 정신적, 지적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뜻하며, 특히 온라인 콘텐츠의 품질 저하와 그로 인한 영향력이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는 이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때로는 무의미한 내용들이 많다. ‘뇌 썩음’이라는 용어는 바로 이런 현상에 대한 경고로, 낮은 질의 콘텐츠가 과도하게 소비되면서 우리 사회가 정보의 질에 대한 경각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이 문제는 특정 연령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디지털 콘텐츠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젊은 세대는 물론, 중장년층과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이 문제는 일상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에 빠져들며, 그 결과 정신적 피로감을 느끼거나 지적 성장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뇌 썩음'이라는 개념은 젊은 세대만의 자조적인 표현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연령대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용이 제한적인 세대까지도 이 문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개인의 책임을 넘어서 사회 전체가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많은 정보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 그 정보의 질을 평가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 교육과 사회적 교육 프로그램에서 디지털 환경에 맞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플랫폼 기업들도 책임 있는 콘텐츠 관리와 알고리즘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무분별한 콘텐츠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각종 알고리즘이 저질 콘텐츠의 확산을 조장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 디지털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고, 유익한 정보와 건전한 담론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뇌 썩음’이라는 단어의 선정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디지털 시대가 가져온 편리함과 빠른 정보 전달 속도는 그만큼 우리의 정신적, 지적 성장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이는 단순히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간다면 디지털 시대의 정보 홍수 속에서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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