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긴축 기조를 마무리하고 경제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완화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에 맞춰, 한은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낮췄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첫 금리 인하로, 2021년 8월부터 이어온 고금리 기조를 38개월 만에 종결지었다.
물가 상승률이 1%대로 떨어지면서 고금리를 고수할 필요가 줄어들었고,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OMC)가 0.5%포인트 금리를 내린 데 힘입어 금리 인하 여건이 마련되었다.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며 14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대 초중반으로 하락해 금리 인하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문제도 안정화되며 금리 인하를 뒷받침했다.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과 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9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 대비 크게 줄어들었고,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주춤한 상황이다. 이로써 부동산 과열에 대한 우려는 한층 완화됐다.
이번 금리 인하는 성장 모멘텀을 다시 살리려는 한국은행의 과감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소매 판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건설 경기와 설비 투자는 둔화된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내수 부진을 타개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