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면서 정치권이 이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과거 문 전 대통령이 음주운전을 강하게 비판했던 발언을 재소환하며 문다혜 씨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7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문다혜 씨의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음주운전이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라고 강조했었다"며, "다혜 씨는 그 예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이 2018년 10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살인 행위가 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의 삶을 망치는 행위"라고 말하며 처벌 강화를 지시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SNS에서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는 말이 청와대에서 나왔던 얘기"라며, "아버지의 말이 궤변이 많더라도 들어야 할 것은 들어야 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한 문다혜 씨가 과거 SNS에 남긴 "더는 참지 않겠다"는 글을 언급하며 "드디어 행동을 개시했다"며 조롱 섞인 비판을 이어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탄핵 폭주운전, 문 전 대통령의 딸은 음주운전"이라며, "그들의 거짓과 위선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김희정 의원도 "여당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의 가족이 이런 사고를 냈다면 민주당은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신주호 상근부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딸이 음주 범죄를 저질렀으니 민주당과 음주운전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관검색어가 됐다"며 민주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비교적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음주운전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짧게 언급하며 특별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문다혜 씨는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일으킨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사고 당시 문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으며, 택시기사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문다혜 씨를 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