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에서의 상차림 비용 평균 24만785원.. 대형마트 28만8727원보다 4만7942원(16.6%) 더 저렴..
다식 같은 한과는 오히려 대형마트에서 더 싸고, 배나 쌀, 청주 등도 마트가 더 유리..
사진: 경주 성동시장
추석 대목인데도 전통시장은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다. 과일이나 한우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물가와 차례상 간소화의 영향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뜸하다. 상인들은 매출 감소에 시름이 깊어지고, 소비자들은 체감 물가에 한숨을 쉬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에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면 대형마트보다 약 5만 원 정도 저렴하게 상차림을 준비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서울 시내 16곳의 전통시장과 8곳의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6~7인 가족을 기준으로 34개 주요 성수품목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다. 전통시장에서의 상차림 비용은 평균 24만785원으로, 대형마트의 28만8727원보다 4만7942원(16.6%)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시장에서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품목은 고사리다. 대형마트에서는 1만927원(300g)에 판매되지만, 전통시장은 이보다 59% 저렴한 4482원에 구입할 수 있다. 도라지(58%), 시금치(37.6%), 대추(35.9%)도 전통시장이 훨씬 저렴하다. 반면, 다식 같은 한과는 오히려 대형마트에서 더 싸고, 배나 쌀, 청주 등도 마트가 더 유리할 수 있다.
작년에 냉해로 가격이 폭등했던 사과와 배는 올해는 작황이 좋아 비교적 안정된 가격을 보이고 있다. 한우도 도축 마릿수가 늘어 추석 대목에도 큰 가격 상승 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은 활기를 찾기 어렵다.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고, 차례상도 예전처럼 풍성하게 차리기보다는 간소하게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시장 주요 품목들의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상인들은 온라인 쇼핑과 대형마트의 편리함이 전통시장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토로한다. 특히 젊은 세대는 전통시장을 찾기보다는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장을 보는 경향이 강하다. 전통시장의 매력을 다시 살릴 방법이 절실하다.
소비자들도 물가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 “전통시장이 더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서 그 차이가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한 소비자의 말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대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