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은 우리보다 많이 배우고 잘난 사람들 아닌가. 그런데 정치인들은 우리 같은 사람도 잘 안 쓰는 막말을 마구 하더라. 그런 사람들이 국민의 대표라니 창피하다."
이 말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며 한 시민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의원들이 막말과 폭언을 하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영국이나 미국처럼 증오 표현을 법으로 금지하고, 독일처럼 모욕적인 발언에는 면책특권을 없애자는 취지다. 하지만 정작 추 원내대표가 연설을 하는 동안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고성과 야유를 퍼부었다.
이런 상황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정치권은 서로 말조차 듣지 않고, 비난만 오가고 있다. 22대 국회는 이미 막말과 폭언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법사위에서는 "꼬붕"과 "빌런"이라는 저질스러운 말이 오갔고, 예결특위에선 서로를 나치에 비유하는 수준 낮은 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참관한 초등학생들도 방청석에 앉아 이 광경을 지켜봤다.
문제는 이들이 국민 세금을 받으며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막말과 욕설을 서슴지 않는 국회의원들은 사회적으로 최소한의 기본 예의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자들이 어떻게 국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나. 초등학생들도 친구에게 욕을 하면 처벌받는 세상인데, 국회의원들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 폭언과 인신공격을 일삼는다. 책임감은 찾아볼 수 없고, 자신의 자리만 지키면 된다는 태도다.
정치인들이 이렇게 막말과 싸움만 일삼으니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대표라는 자각이 있다면, 적어도 이 정도 수준의 언행은 보여주지 않아야 한다. 더 이상 막말을 서슴지 않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우롱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은 이들의 어린아이 같은 싸움에 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