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Khusnora이고, 한국에 거주한 지 4년째입니다. 오늘부터 한국어 학습과 한국 생활, 그리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제가 겪은 신기하고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한국어 학습을 시작한 지 벌써 8년이 되었는데, 공부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한국어가 쉽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그만큼 매력적이라 계속해서 빠져들게 돼요.
우즈베크어를 모국어로 하는 한국어 학습자들은 상대적으로 한국어를 빨리 습득하는 편인데요. 그 이유는 한국어와 우즈베크어가 같은 어족에 속해 있고, 문화적으로도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어려운 부분도 많이 존재하지만,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고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준비되셨죠?!
오늘은 제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단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그 단어는 바로 '아이고'인데요. ‘아이고’를 저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제가 가장 사랑하는 단어예요. 제가 한국어를 처음 배운 곳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드 국립 외국어대학교였어요. 1학년 1학기 때 한국어가 많이 서툴러서 완전한 문장을 만들기도 어려웠지만, '아이고'라는 단어만큼은 알게 되었죠.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이 단어를 자주 사용하게 되었고, 결국 '아이고'가 제 최애 단어가 되었어요.
제가 이 단어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 용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에요. 일반적으로 감정 표현 단어는 특정 감정이나 상황에서만 사용되지만, '아이고'는 상황에 따라 감정의 폭이 매우 넓어요. 화가 날 때, 기쁠 때, 놀랄 때, 불만족할 때 등 억양이나 음의 높낮이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죠.
'아이고'와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는데요. 그 중 두 가지를 들려 드리려고 해요.
첫 번째 이야기는 올해 초에 있었던 일이에요. 제가 TOPIK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에게 과외를 했었는데, 그 친구가 임신 중이었어요. 몇 달 후, 그 친구는 아이를 출산했고, 출산 후에도 3~4개월 정도 과외를 계속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친구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줬어요. 아이가 크면서 다양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 '아이고'와 비슷한 소리를 냈다는 거예요. 아마도 수업 시간에 제가 자주 사용하던 이 단어를 엄마 뱃속에서부터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죠.
두 번째 이야기는 제가 대학교 1학년이나 2학년 때 있었던 일이에요. 어느 날 학교가 끝나고 집에 왔는데, 엄마가 저를 보며 '아이고'라고 하셨어요. 농담 반, 진심 반으로 잔소리를 하시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죠. 한국어를 전혀 모르시는 우리 엄마가 '아이고'를 하시니 신기하고 웃기기도 했어요. 그래서 어디서 이 말을 배우셨냐고 여쭤봤더니, 제가 자주 사용하는 걸 들으셨다고 하더군요.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다양한 경험이 많았지만, 엄마가 '아이고'라는 말을 하신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Kabilova Khusnora Halilovna 26세, 우즈베키스탄
한국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국제한국어교육 전공으로 석사 과정 재학 중인 후스노라입니다. 우즈베키스탄 먼 지방에서 자랐지만 부모님의 응원 및 지원 덕분에 항상 열심히 공부하고 유학이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 GKS 장학생으로 선발되고 이후 ‘한국 유학 생활’이라는 제 인생의 새 챕터가 열렸습니다.
한국어는 저에게 단순한 진로뿐만이 아니라 저의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를 통해 본인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도록 한국어 교육을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Instagram에서 ‘norainseoul’ 닉네임으로 한국어 및 한국생활에 대한 저만의 경험을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고 1년 이상 중앙아시아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열심히 가르치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