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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구형의 세계여행] EP01. 인천에서 터키로

[서성구] 성구형의 세계여행

by 시사 IMPACT 2024. 7. 8.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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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김포

여행 출발일이 5일 당겨졌다. 덕분에 바쁜 하루를 보냈다. 그냥 여행도 아니고 세계여행이라니. 1년이나 떠난다.

집과 물건을 정리했다. 사람들과의 시간도 정리했다. 나이가 들수록 느낀다. 나는 하나고, 세상에 사람은 무한하다. 내가 지킬 수 있는 관계는 한정되어 있다. 관계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만날 사람은 언젠가 만나고, 떠날 사람은 언젠가 떠난다. 1년 뒤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면, 관계의 수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 2024년 6월 28일 오후6시 30분 비행기

27일엔 부산에 내려가 체대 입시생에게 동기부여 강연을 했다. 28일 아침 9시에 김포로 다시 올라왔다.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했다. 오후 1시엔 친구를 만났다. 연고 없는 김포로 이사 와 1년을 함께한 친구. 처음 만난 곳에서 마지막으로 밥을 먹었다. 다시 만나려면 꽤나 많은 시간이 흐르겠지. 오후 3시 30분에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또 다른 친구가 차로 데려다줬다. 정말 감사한 인연이다.

 

 

▶ 인천공항

공항에 도착했다. 여행 시작. 불안하지 않다. 지난 2년 동안, 내가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다. 나는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해결하지 못하면 오히려 좋다. 경험치 획득. 의아한 건, 설레지도 않는다. 행복한 일만 가득하지 않을 거라서 그런가. 입대할 때랑 비슷하다. 큰 도전을 앞두고 있는 느낌. 비장함에 가깝다.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이번엔, 온전히 나의 선택으로 떠난다는 것. 이제는 나만 책임지면 된다.

공항에 도착한 지 1시간이 채 안 되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탑승 수속을 어떻게 하는지 헷갈려서! ‘참, 외국 가는 비행기 정말 오랜만이지’

 

 

▶ 카타르 도하

인천에서 13시간을 날아 카타르에 왔다. 몇 년 전 아시안컵이 열렸던 카타르 도하! 내가 이곳에 오다니.


공항에서 8시간을 보냈다. 밤 11시에 도착했고, 다음날 아침 7시 비행기를 타야 했다. 노숙하기로 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길바닥에서 노숙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을 둘러봤다. 카타르는 역시 부자 나라다. 공항이 아주 크고 넓다. 심지어 아름답다. ‘저 거대한 식물들을 여기서 어떻게 키우는 거지?’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 공항은 여전히 낮이다. 카페도 음식점도 계속 영업 중이다. 신기했다.

 

1시간 정도 둘러본 뒤, 잘 곳을 찾아다녔다. 누울 수 있는 의자를 발견하고 그대로 누웠다. 자물쇠로 가방과 의자를 연결하고 목베개를 베고 잠을 청했다. 2시간마다 깼던 것 같다. 자다가 약간 추워서 바람막이를 꺼내 입었다. 한 번은 저절로 눈이 떠졌다. 불안해서 가방을 열어봤는데.. 맥북이 없어졌다. 꿈이었다. 불안하긴 한가 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집트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구나!

 


▶ 튀르키예행 비행기

 

모든 게 낯설다. 주눅들어 있다. 배가 고프다. 공항에서 아무것도 사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문하기 부끄러워서. 사람이 많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이었으면 뭔가를 사 먹었을 거다. ‘흠, 군것질 줄어든 거니 오히려 좋은 건가?’

카타르 항공의 기내식은 최고다. 내 입맛에 딱이다. 음료를 더 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실패했다. 부끄러워서. 그러나 마지막 기내식 때 제로 콜라를 달라고 했다. 성공! 이렇게 하나씩 깨나가는 거지.

 


[소개글] 서성구는 만 27세로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해병대 장교로 전역한 후, 2024년 7월부터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1,000만원의 예산으로 대륙별로 한 달씩, 총 1년 동안 각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쌓고 있다. 여행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스탭, 봉사활동 등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순례길 걷기, 마라톤 참가, 히말라야 트레킹 등 여러 챌린지에도 도전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연재되는 '성구형의 세계여행'은 서성구의 모험과 도전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각 에피소드는 조금은 긴 글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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