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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괴된 '출산하는 성모 마리아상'

사설·칼럼·인터뷰

by 시사 IMPACT 2024. 7. 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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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 : A sculpture of a pregnant Virgin Mary giving birth to Jesus on display at St. Mary’s Cathedral (the Mariendom) in Linz, Austria (Ulrich Kehrer/Mariendom Linz)

최근 오스트리아 린츠 성당에서 전시된 '출산하는 성모 마리아상'이 파괴된 사건은 예술과 신앙의 경계에 대한 쉽지않은 물음을 던진다.

이 조각상은 오스트리아 예술가 에스더 슈트라우스의 작품으로,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낳는 순간을 매우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많은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신성 모독'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결국 훼손되었다.

신성모독.

성모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의 방문을 받고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잉태하라는 말씀을 받아들임으로써 신성한 '성모'가 되었다.

마리아는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함으로써 전 인류에 대한 사랑과 인간 존재의 성찰을 담은 큰 담론의 중심에 섰다.

이러한 마리아의 모습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리아는 진정으로 신성한 성모이다.

그러나 슈트라우스의 작품은 이 전통적인 이미지를 깨고, 성모 마리아를 출산의 고통 속에 있는 산모로 묘사했다.

이는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예수의 탄생을 재해석하려는 시도였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에게 충격과 불쾌감을 주었다.

일반 소시민들의 그저그런 평범한 일상들은 작든크든 수많은 고통과 어려움으로 가득차있다. 매순간이 도전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이들에게 성모 마리아는 삶의 고난 속에서 위로와 힘을 주는 존재다.

복잡한 이론이나 사상보다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신앙을 통해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이들에게, 성모 마리아의 전통적인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출산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조각상은 이러한 신자들에게 혼란을 주었고 그들의 신앙심에 큰 상처를 줬다.

온라인 청원에는 1만 2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조각상의 철거를 요구하며, 예수의 탄생을 신성하게 여기는 신자들의 감정을 대변했다.

반면, 린츠 성당의 가톨릭 교구는 조각상이 파괴된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며, 폭력적인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사건은 예술과 신앙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성모 마리아의 본질적인 의미를 되새기며, 그녀가 보여준 순종과 사랑의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을 넘는 파격적인 예술이든 보수적인듯 치부되는 종교의 가치든 그 존재의 궁극적인 이유는, 지금 여기서 살아숨쉬는 현실의 일반 사람들이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함이다.

그래서 때로는, 넘지말아야 할 선도 있는 것이다.  끝.

[참고기사: 워싱턴포스트 ]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2024/07/03/virgin-mary-birth-sculpture-behea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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