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임기 중 완성하겠다고 밝힌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 체계 ‘골든돔(Golden Dome)’이 미국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골든돔은 기존의 지상·해상 요격 시스템을 넘어 우주 공간에서 극초음속 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탐지·요격하는 전 지구적 방어 체계로 설계됐다. 그러나 과연 이 구상이 기술적·재정적으로 실현 가능한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골든돔은 이름에서 유추되듯 이스라엘의 단거리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돔’을 연상시키지만, 사실상 차원이 다른 전략적 시도다. 아이언돔이 로켓과 박격포 같은 저고도 단거리 무기를 요격한다면, 골든돔은 위성을 통해 초고속 미사일과 우주 발사체를 사전에 탐지하고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구상되었던 ‘스타워즈 계획’의 연장선에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이 시작한 일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예산과 일정은 야심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사업비로 1750억달러(약 242조원)를 제시했고, 이 중 250억달러는 이미 내년도 국방예산안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3년 내 시스템을 완성해 2029년 임기 종료 전까지 실전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사업 완성까지 최소 20년, 최대 5420억달러(약 751조원)가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의원과 전문가들은 “수조 달러가 소요될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기술적 한계도 여전히 존재한다. 우주 기반 미사일 요격체, 인공지능(AI) 통합 지휘 체계, 극초음속 탐지 센서 등 핵심 기술들이 아직 실전 배치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국방부 역시 지난 3월 “우주 기반 무기체계 개발에는 최소 5~7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치적 해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안보 대통령’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는 “요격 성공률이 100%에 매우 근접할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시스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과학자 단체들은 “수많은 방어 체계가 실패로 돌아갔다”며 의회의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번 발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 프로젝트 책임자로 우주군 부참모총장 마이클 게틀라인 장군을 공식 지명했다. 게틀라인 장군은 “진정한 성과는 다양한 조직의 기술과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역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통해 이 체계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골든돔 계획은 차세대 안보 패러다임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구상이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기술, 예산, 정치적 합의라는 삼중 과제를 넘어서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대한 구상 그 자체보다, 그것이 현실화될 수 있는 근거와 검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