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21일, 부활절 다음 날 선종했다. 2013년 남미 출신으로는 처음 교황직에 오른 그는, 12년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아버지"로 불리며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아왔다. 폐렴과 기관지염으로 오랜 입원 치료를 받으며 건강이 악화된 끝에, 바티칸에서 향년 88세로 생을 마감했다. 교황청은 “그의 전 생애는 주님과 교회를 위한 봉사였다”고 추도하며, 그가 평생 실천해온 복음의 가치를 되새겼다.
이제 가톨릭 교회는 새로운 리더를 선출하는 중대한 시점에 놓였다.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곧 소집될 예정이며,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모두 가진 채 참여하게 된다. 이는 1978년 김수환 추기경 이후 약 47년 만에 한국 성직자가 콘클라베에 입회하는 역사적 순간이다.
유 추기경은 2021년부터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을 맡아 교황 프란치스코 곁에서 활동해 왔으며, 로마 현지에서 오랜 신학 수련과 사목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이탈리아어에 능통하고 교황청 내 인맥도 두터워, 차기 교황 후보군 중 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그는 가톨릭 전문 저널 사이트 ‘더 칼리지 오브 카디널스 리포트’에서 집중 조명된 41인 중 한 명으로 소개됐고, 이코노미스트는 그를 "동양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예상 밖의 주자"로 꼽았다.
그의 신학적 성향은 교회의 중심 흐름에 부합하며, 사회적 불의와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적 태도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과 닮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콘클라베 구성의 대다수가 유럽 출신이라는 현실은 그가 넘어야 할 높은 장벽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