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반대 후회 없다.. “유혈 사태 막기 위한 선택” “정치 양극화 심각.. 시대교체 필요” 이재명 정조준.. “위험한 사람” 개헌 필요성 강조.. “희생의 약속 있어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마포구 청년공간JU에서 열린 한동훈의 선택, 국민이 먼저입니다 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신촌에서 열린 대학생 포럼에서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를 회고하며 “계엄을 막으려 나서는 순간 ‘나는 엿 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치적 위기를 직감했지만 계엄 해제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극우 보수층과 선을 그었다.
한 전 대표는 “그날 계엄 해제가 안 됐다면 많은 국민이 거리로 나섰을 것이고, 군과 충돌해 유혈 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70~80년간 이뤄온 성취가 끝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치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한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 사태 이후 정치가 잔인해졌다”며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말다툼이 아니라 회칼을 들게 된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정치가 포퓰리즘으로 흐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나라의 중심을 바로잡는 것이 실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야의 극단적 대립을 끝내기 위해 단순한 ‘선수교체’가 아닌 ‘시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금의 정치 시스템이 유지되면 상황이 더욱 엄혹해질 것”이라며 “새로운 리더는 개헌을 통해 본인의 임기 단축을 약속하고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개헌에 소극적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전날 북콘서트에서도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를 향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대단히 위험한 세력이고, 위험한 사람”이라며 “내가 만약 이 대표처럼 사법리스크를 안고 대통령이 됐다면 계엄을 선포해 사법부를 눌러버릴 거라 예상할 수 있겠나? 아니겠죠?”라고 했다. 그는 또한 이 대표의 ‘엔비디아 국민 30% 지분’ 발언을 두고 “남미 독재정권이 기업을 국유화하던 모습”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현역 의원 16명이 참석해 한 전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무리되면, 한 전 대표가 합리적 보수와 중도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