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는 3개월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강남권 아파트는 신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에서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매한 사람은 27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5167명에서 3개월 만에 47.5% 감소한 수치다. 특히 30대와 40대의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30대의 경우 지난해 10월 2566명에서 1월 1302명으로 줄었고, 40대 역시 같은 기간 1187명에서 600명으로 반토막 났다.
이 같은 감소세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시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높아졌고, 여기에 수도권 아파트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까지 겹치며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시장 위축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남권 아파트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서초구 아파트의 평균 3.3㎡(평)당 가격은 9285만원, 강남구는 9145만원으로 집계됐다. 두 지역 모두 1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5차(전용 82㎡)는 지난해 12월 48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대치동 개포우성1차(전용 84㎡)도 같은 기간 42억원에 거래돼 종전 신고가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아파트가 대출 규제 영향을 덜 받는 고자산층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인해 가격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젊은 층의 주택 구매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어 서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