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지율 하락.. 비명계, 이 대표 리더십 비판 이재명 "반헌정세력과 싸워야.. 내부 분열 자제해야" 임종석 "대선 패배 성찰해야.. 이재명 부족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해 3월 총선 지지 유세를 하며 포옹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한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이재명 대표의 ‘일극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하자, 이 대표는 "총구는 밖으로 향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선 패배 책임론까지 제기되면서 당내 내홍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 "숲은 단 하나의 나무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반드시 승리할 그날까지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에 기록될 항전을 치르고 있다. 반헌정세력과 싸워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내부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보다 민생, 경제, 안보, 민주주의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필승을 위한 강철검이 필요한 지금, 다양한 원소가 결합할 때 강력한 합금이 만들어진다는 지혜를 잊지 말아야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정국을 두고 당 지지율 하락 우려가 커지자,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비명계를 향해 "내부 총질을 중단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같은 날 SNS에 글을 올려 대선 패배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서울에서만 31만766표를 졌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후보는 모두 충청에서 압승했는데, 왜 이재명 후보는 충청에서 졌을까"라며 "이재명 후보가 부족했고, 당의 전략이 부재했음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비로소 이기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성찰해야 답이 보인다"며 "우리도 절실하게 통합과 연대에 적극적이었나.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공약은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당이 공식적인 대선 평가를 하지 못했다"면서, 그 이유로 "대선 두 달 뒤 이재명 후보가 인천 계양(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고, 다시 두 달 뒤 당 대표가 됐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또한 "패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떠넘겨졌고, 지금까지도 문재인 정부를 탓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역대 유일하게 레임덕이 없었고, 임기 말 지지율도 40%를 넘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의 발언에 앞서, 친문계로 분류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지난 1일 "서로에게 고함치는 일을 멈추고, 사과하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며 당내 통합을 촉구한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칼의 언어와 조롱의 언어로 대응하는 것은 우리가 대선에서 이기는 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비명계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강성 친명 지지층들은 임 전 실장과 김 전 지사의 발언을 두고 "내부 총질"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 역시 "우리 민주당이 다양한 나무가 자라는 건강한 숲이면 좋겠다"면서도 "한목소리만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다른 목소리를 권장하면 좋겠다"고 했지만, 동시에 "우리는 필승을 위한 강철검을 만들어야 한다"며 내부 갈등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민주당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