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D.C.에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이 열렸다. 미국 정치 전통에 따라 전직 대통령과 부통령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행사는 화합보다는 갈등을 부각하며 트럼프 특유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자리로 기억될 전망이다.
‘미국의 황금시대’ 선언…강화된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오늘부터 미국의 황금시대가 시작된다"며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밝혔다. 그는 미등록 이민자 문제를 언급하며 "남부 국경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관세 수입을 위한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 신설과 파나마 운하 반환, 그리고 멕시코와 그린란드 정책을 포함한 구체적인 외교 전략을 제시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섬뜩한 느낌"을 준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바이든 전 대통령, 굳은 표정으로 참석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해 전통을 따랐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면 비판 속에서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기간 부패한 기득권이 국민의 부와 권력을 착취했다"며 "정부가 국내외에서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국민의힘 방미단 "트럼프 행정부 강경 기조 체감"
취임식에 참석한 국민의힘 방미단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기조를 체감했다. 방미단을 이끈 나경원 의원은 "트럼프 정부 1기보다 미국 우선주의가 더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김대식 의원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 등 우리가 신경 써야 할 사안들이 많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조정훈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미국 주도의 변화 속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갈등 속에도 이어진 전통과 연대
이날 취임식은 한파로 인해 1985년 이후 처음으로 국회의사당 내 로툰다에서 열렸다. 참석 인원이 제한되면서 국민의힘 방미단은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생중계로 행사를 지켜봤다. 취임식에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미국 민주주의의 지속성을 상징했다. 특히,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 등 빅테크 지도자들이 전면 배치되어 눈길을 끌었다.
향후 한미 관계의 변수로 떠오른 트럼프 2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식 취임 후 자유의 취임 무도회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새로운 임기의 시작을 알렸다. 국민의힘 방미단은 공식행사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의 면담을 통해 외교적 협력을 모색했다.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과 무역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강조한 미국 우선주의는 국제 사회와 동맹국들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