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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재인의 경기도 방문, 이면을 들여다보다

사설·칼럼·인터뷰

by sisaimpact 2024. 10. 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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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자료: 경기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기도청을 방문했다. 겉으로는 10.4 남북정상선언 17주년 기념식 참석차 수원에 들렀다가 김동연 경기도지사와의 환담을 겸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깜짝 방문은 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문재인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의례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경기도청에서 펼쳐진 환영식은 다소 과장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니♡수기 환영해요"라는 피켓과 직원들의 환성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존경을 넘어 일종의 정치적 퍼포먼스로 읽힌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진 수많은 정책이 이후의 평가에서 논란을 낳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과잉 환대는 경기도청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장면일 수 있다.

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동연 지사와 나눈 대화의 내용 역시 의미심장하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비롯한 경기도의 독자적인 정책들이 언급되었지만, 이는 윤석열 정부와의 차별화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경기도가 중앙정부와 '다르게 가는 길'이라는 발언은 명백히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으며, 김동연 지사의 정책들이 단순히 경기도를 위한 것인지, 더 나아가 차기 정치 세력 구축을 위한 포석인지 의문을 던진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이재명 대표의 법적 위기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이 감옥에 가면 친명 세력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이재명 1인 체제에 의존한 더불어민주당은 후계 구도에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은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김동연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김동연은 친문계로 불리며, 이번 방문이 문재인과의 정치적 연대를 재확인하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

정치적 해석을 떠나, 이번 방문이 실질적으로 경기도민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문 전 대통령은 ‘평화의 차, 벼, 씨앗’을 선물로 받으며 환담을 나눴지만, 이러한 상징적 이벤트가 경기도민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경기도의 재정 확장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 등이 강조됐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계획이나 성과는 드러나지 않았다.

결국, 문재인의 경기도 방문은 단순한 예우 차원을 넘어 정치적 연대를 공고히 하고, 향후 친문-친명의 구도 변화를 예고하는 행보로 읽힌다. 정치적 상징이 아닌 실질적 변화와 성과가 필요한 지금, 이러한 행보가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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