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용산어린이정원 등 공공부지 주택 공급 검토…주민 반발 확산
오세훈 “녹지는 정파 떠나 지켜야”…서계·청파동서 정비사업 공급 효과 강조
서울시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 호 착공…멸실 제외해도 8.7만 호 순증”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을 주택 공급 후보지로 활용하는 정부 구상이 알려지면서 주민과 서울시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어린이정원 등 도심 녹지를 주택 공급을 위해 활용하는 방안에 반대하면서, 서울의 주택 공급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특히 오 시장은 11일 용산구 서계·청파동 정비사업 현장을 직접 찾아 정비사업의 주택 공급 효과를 강조했다. 서울시는 서계·청파동을 비롯한 서울 전역의 정비사업을 통해 기존 주택이 철거되는 물량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주택이 순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0일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입구에는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 등이 설치한 근조화환 90여 개가 줄지어 놓였다.
화환에는 “어린이들이 뛰어놀 녹지공간을 지켜주세요”, “폭염시대, 공원은 생명입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후대를 위한 쉼터” 등의 문구가 적혔다.
주민들이 반발에 나선 것은 정부가 서울의 추가 주택 공급 대책을 마련하면서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를 주택 공급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반환된 용산 미군기지 부지 약 300만㎡ 가운데 약 30만㎡가 임시 개방된 공간이다. 잔디밭과 분수정원, 상상놀이터 등이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과 여가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주민들은 주택 공급을 위해 현재 이용되고 있는 공원을 다른 용도로 전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놀이공간과 도심 녹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세훈 시장도 용산어린이정원의 주택 공급 활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연이어 밝혔다.
오 시장은 11일 오전 용산구 서계·청파동 정비사업구역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을 주택 공급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 서울시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렵게 확보된 녹지를 주택 건설을 위해 쓰겠다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는 취지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주택가격 상승을 이유로 녹지를 공급부지로 전환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주택가격은 오를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다며, 가격 상승 때마다 어렵게 확보한 녹지를 주택부지로 활용한다면 장기적으로 후손들이 원망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충분한 녹지를 확보하는 것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며, 기후변화와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도심 녹지를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보존 문제를 정파적 사안으로 보는 시각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용산공원을 녹지로 보존해 도시 숲으로 만드는 것은 여야나 보수·진보를 떠나 중요한 도시계획 원칙이라며 “도시 경영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이 용산어린이정원 주택 공급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이날 직접 찾은 곳은 서계·청파동 정비사업 현장이었다.
서울시는 이번 현장 방문의 목적을 정비사업의 실제 주택 공급 순증 효과와 노후 주거지 개선 현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계·청파동 일대에서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모아타운 등 주민이 선택한 민간정비사업 7곳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대수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청파3구역을 제외한 6곳의 경우 기존 6,393세대에서 8,088세대로 늘어나 1,695세대가 순증할 전망이다. 이는 기존 주택의 멸실 물량을 반영한 뒤에도 주택 수가 1,695세대 증가하는 규모로, 기존 대비 약 26.5% 증가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이 주택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도로와 공원, 공공도서관, 노인복지시설, 청소년 쉼터 등 생활SOC와 녹지를 함께 확충해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계·청파동은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대표적인 저층 주거지다. 서울시는 오랜 기간 정비사업이 정체되면서 가파른 구릉지와 좁은 골목 등 열악한 주거환경이 이어져 온 지역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을 활용해 이 지역의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계통합구역에는 현황용적률을 적용해 기존 계획보다 약 50세대를 추가 확보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청파2구역에는 조합 직접설립을 지원해 사업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이 진행되고 있다.
서계동 116번지 모아타운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기존 172세대에서 499세대로 327세대를 늘리는 계획안이 추진 중이다. 다만 이 계획은 향후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계·청파동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도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순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에서는 사업 전보다 주택 수가 약 2만 호, 36.4% 증가했다.
재개발 사업에서는 약 7천 호, 27.4%가 증가했고 재건축에서는 약 1만3천 호, 44.2%가 증가한 것으로 서울시는 분석했다.
향후 공급 계획도 제시했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253개 정비사업에서 총 31만 호를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주택의 멸실 물량을 모두 반영하더라도 약 8만7천 호가 순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는 이 가운데 임대주택 4만8천 호도 확보해 청년·신혼부부와 무주택 시민의 주거 안정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날 정비사업이 서울의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한 핵심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서계·청파동 사례를 들어 기존 주택의 멸실을 제외하고도 1,695세대가 순증한다며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서울처럼 가용 토지가 부족한 도시에서는 정비사업이 대규모 주택 공급의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재개발·재건축 확대에 따라 기존 주택이 철거되면서 발생하는 이주 수요가 전월세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별 이주 시기를 조정해 특정 시기에 이주 수요가 집중되는 것을 막고, 주변 전월세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연간 2만~3만가구 정도의 이주 물량이 발생하더라도 서울의 주택시장 규모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완충지대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서울시는 2028년까지 약 8만5000가구의 정비사업 착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간 이주 수요는 2만가구를 조금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여러 정비사업의 이주와 착공 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사업별 일정을 조정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이다.
서울시는 정부가 향후 발표할 금융·주택 공급 대책에 정비사업 정상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제시한 주요 요구사항은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합리적 조정 ▲민간정비사업 용적률 확대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한시 유예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 등이다.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절차상의 제약을 줄여야 정비사업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집은 단순한 거처나 자산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존엄, 삶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이라며 노후 주거지를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서울의 그린벨트와 공공부지, 이전하거나 폐쇄된 학교 부지 등을 활용해 추가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용산어린이정원과 서울지방조달청 부지, LH 여의도 부지, 옛 광진구청 부지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으며, 강남권 그린벨트와 수서차량기지 일대 등도 검토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13일 전후 추가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후보지와 공급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수도권에서 5만가구 안팎의 공급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이나 후보지 단계의 사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신규 공급 물량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또 신규 부지를 발표하더라도 주민 협의와 환경 조사, 토지 보상, 인허가, 기반시설 조성 및 공사 등의 절차를 거쳐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용산어린이정원의 경우에는 공원 용도와 관련한 법적 문제와 과거 미군기지 부지라는 특성에 따른 환경·토양 정화 문제, 주민과 서울시의 반발 등이 사업 추진 과정의 변수로 거론된다.
전문가들도 공공부지를 활용한 공급이 장기적인 주택 공급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단기간에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서울시는 이미 기반시설이 갖춰진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서울의 주택 공급을 위해 새로운 공공부지와 녹지를 활용할 것인지, 기존 도심의 정비사업을 활성화할 것인지를 둘러싼 정책 방향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용산어린이정원의 녹지 보존을 강조하는 동시에 서계·청파동 정비사업 현장을 찾아 실제 주택 순증 효과를 제시하며 재개발·재건축 중심의 공급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의 최종 공급대책에 용산어린이정원이 포함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향후 정부가 발표할 후보지와 신규 공급 물량, 착공 및 입주 일정, 그리고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 방안이 서울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사회를 바꾸는 힘! 시사 IMPACT
sisaimpact2024@daum.net
sisaimpact@kakao.com
Copyright © 시사 IMPAC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30년까지 135만호 착공…공급 확대와 시장 투명성 ‘투트랙 전략’ (0) | 2025.09.08 |
|---|---|
| 수도권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가계부채 억제·시장 위축 우려 공존 (0) | 2025.09.08 |
| 전세대출 규제 직격탄…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율 50%대 추락 (0) | 2025.09.04 |
| 외국인 수도권 부동산 매입 규제, 실거주 의무 강화 (0) | 2025.08.22 |
| 이재명 정부, 가계부채 억제 ‘정책 드라이브’…전세대출에도 DSR 적용 (0) | 2025.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