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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어폰이 무너뜨릴 언어의 장벽

사설·칼럼·인터뷰

by 시사 IMPACT 2025. 9. 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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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애플apple

언어는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해왔다. 외국어 능력은 취업의 조건이자 국제 무대에 서기 위한 필수 자격처럼 여겨졌고, 반대로 언어의 한계는 소통을 막는 보이지 않는 벽이 되어왔다. 그런데 이제는 귀에 꽂은 작은 이어폰이 그 벽을 허물겠다고 나선다. 에어팟 프로3의 실시간 통역 기능이 그것이다.

상상해보자. 해외여행 중에 식당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며 망설일 필요가 없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곧바로 이해하고, 내 말도 자연스럽게 번역되어 전달된다. 통역사가 없어도 국제회의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고,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부모와, 혹은 학교에서 더욱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언어가 만들어온 사회적 거리감이 단숨에 좁혀지는 장면이다.

하지만 흥분만으로 바라볼 일은 아니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문화와 사고방식을 익히는 경험이다. 기계가 대신 통역해주면 소통은 가능하겠지만, 그 속에 담긴 맥락과 정서는 온전히 전달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또한 새로운 기술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언어 디지털 격차’라는 또 다른 불평등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변화의 파급력은 분명하다. 실시간 통역은 단순히 편리한 기능을 넘어, 언어라는 권력의 무게를 줄이고 더 많은 사람에게 세계와 연결될 기회를 준다. 우리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이 기술을 어떻게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확장할지, 그리고 문화적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정착시킬지에 있다.

이어폰 하나가 언어의 장벽을 허물고 사회의 지형까지 바꿀 수 있는 시대.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의 선택과 태도가 그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소개글] 초코송이(필명)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삶의 깊이를 더하는 작가입니다.

자원봉사로 사회에 기여하며, 취미활동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깁니다. 또한,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는 글을 써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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