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지하철 타는 로봇들… 세계 첫 ‘지하철 물류 혁명’ 실현

과학·기술

by sisaimpact 2025. 7. 20. 13:31

본문

도시 물류, 사람 대신 로봇이 책임진다… 中 선전, 세계 최초 지하철 배송 로봇 운영

사진: 차이나데일리

중국 선전시 지하철에 이색적인 손님이 등장했다. 1미터 남짓한 키에 펭귄 모양을 한 자율주행 로봇이 지하철을 타고 세븐일레븐 매장을 향해 물품을 배송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지하철 기반 로봇 배송 시스템'이 선전 지하철 2호선에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선전시는 지난 15일부터 배송 로봇 41대를 실제 지하철에 투입, 지하철역 내 100여 개 세븐일레븐 매장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로봇들은 도시 물류를 자동화하고 혼잡한 도심 유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배송을 맡은 로봇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이들은 AI 기반 배차 시스템과 파노라마 라이다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최적의 경로를 계산하고,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객차에 진입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섀시를 갖췄다. 로봇은 비혼잡 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하며, 스스로 물류를 수행한 뒤 정해진 매장에 도착해 물품을 전달한다.

이번 사업은 부동산 개발 대기업 완커(Vanke)의 자회사이자 선전 지하철이 일부 지분을 보유한 ‘VX 로지스틱스’가 운영을 맡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봇 배송이 시작된 후 역 내 물류 작업은 눈에 띄게 간소화됐으며, 매장 직원들은 “배송 기사가 직접 밀고 들어오던 번거로움이 사라졌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중국 정부와 선전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도시 자동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선전시는 2027년까지 산업 및 서비스 분야에 걸쳐 로봇 도입을 대폭 확대하는 ‘지능형 로봇 실행 계획’을 진행 중이며, 이번 배송 로봇 운영은 해당 계획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VX 로지스틱스는 향후 더 많은 노선과 상점을 연계해 지하철 물류망을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정거장을 연결하고, 무인 지상 교통수단과도 연계 가능한 복합 물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로봇의 대중 교통 활용은 글로벌 도시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6월 이후 무인 로보버스가 정식 운행을 시작했고, 테슬라는 미국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운행 지역을 두 배로 확대했다. 우버는 자율주행 업체 루시드·누로·바이두 등과 협력해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에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율주행 기술이 ‘이동수단’ 중심인 반면, 선전의 로봇은 ‘도심 물류’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선전시 당국은 “도심의 기존 지하철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자동화 물류 체계를 실현하고 있다”며, “이는 미래 스마트시티의 핵심 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향후 대도시 물류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자동화 물류는 인건비 절감, 교통 혼잡 완화, 탄소 배출 저감 등 여러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선전 지하철에는 수백만 명의 시민들과 함께 매일같이 로봇들이 지하철을 타고 있다. 이들이 운반하는 것은 단지 생수나 간식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미래 도시의 청사진이다.



☞ 사회를 바꾸는 힘! 시사 IMPACT

sisaimpact2024@daum.net
sisaimpact@kakao.com

Copyright © 시사 IMPAC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