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화가 중국 위안화와 높은 동조화 경향을 보이며, 양국 통화의 연동성이 외환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6월 16일 발표한 '최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배경 및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기축통화를 제외한 33개국 통화 중 원화는 위안화와 가장 높은 동조화 계수(0.31)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특히 2023년 말 이후 원화와 위안화 간 동조화 국면이 지속되고 있으며,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절하 국면에서 위안화와의 연동성이 더욱 강해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위안화가 1% 절하될 때 원화는 평균 0.66% 함께 절하되는 반응을 보였으며, 반대로 절상 국면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동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동조화 국면은 평균 약 9개월간 지속된 반면, 탈동조화 국면은 평균 1.5개월에 불과했다.
이러한 현상은 양국 간 밀접한 교역관계와 금융시장 연계성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특징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제 투자자들은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원화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 두 통화가 동시에 절하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한편, 2020년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양국 간 무역 비중이 감소하면서 동조화 계수는 일시적으로 하락했으나, 최근 다시 평균 수준으로 회복 중이다. 보고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동조화 회복의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원화가 위안화의 향방에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며, 외환당국이 위안화의 움직임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