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4월 경상수지가 5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의 영향으로,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상품수지의 개선이 전체 경상수지를 견인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상품수지 흑자는 89억 9,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5억 달러 증가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37억 5,000만 달러 확대됐다.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585억 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주요 품목 중 반도체 수출이 16.9% 증가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의약품(22.3%), 철강제품(8.1%), 무선통신기기(6.3%)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승용차(-4.1%), 석유제품(-13.8%), 컴퓨터 주변기기(-7.6%)는 감소했다. 수출 지역별로는 유럽연합(+18.4%), 동남아(+8.6%), 중국(+3.9%)이 양호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미국 수출은 6.8%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전년 동월보다 5.1% 줄어든 495억 8,000만 달러였다. 자본재 수입이 8.7% 증가했지만, 원자재(-10.4%)와 소비재(-2.1%) 수입이 줄며 전체 수입 감소를 이끌었다. 특히 석탄(-38.5%), 원유(-19.9%), 곡물(-11.5%) 수입 감소가 두드러졌다.
서비스수지는 28억 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성수기 영향으로 적자 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기업의 연구개발 서비스 지급 증가로 기타사업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외국인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며 1억 9,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전월(+32억 3,000만 달러) 대비 크게 줄었으나, 전년 동기(-19억 3,000만 달러)보다는 개선됐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45억 1,000만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가 30억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3억 2,000만 달러 줄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 증가에 힘입어 145억 1,000만 달러 늘었다.
이번 경상수지 성적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수입 억제와 함께 흑자 기조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적자 확대는 향후 경상수지 유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경상수지란 한 나라가 외국과 거래한 돈의 흐름을 나타내는 통계이다. 크게 상품수지(수출-수입),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배당·이자 등), 이전소득수지(송금·원조 등)로 나뉜다. 흑자란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외국에 나간 돈보다 많다는 뜻이다. 즉, 국가 차원에서는 외화를 벌어들이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경상수지 흑자의 긍정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다. "▲국가 신뢰도 상승 → 환율 안정 → 금리 및 자본 조달에 긍정적" 경상수지 흑자가 꾸준하면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으로 평가받아 환율이 안정되고,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 "▲국가 외환보유액 증가 가능 → 위기 대응력 강화" 위기 상황에서 대응할 외화가 많다는 건 경제 안정성 측면에선 매우 중요하다.
이번 경상수지 흑자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산업의 회복과 정부의 산업 전략이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첨단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고, 기업들은 기술 투자와 생산 확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또한 무역수지 균형을 위한 에너지 수입 다변화, 외환시장 안정화 정책,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등도 종합적으로 작용하며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지키는 데 도움을 준 측면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맞물리며 이번 흑자를 견인했다는 점에서, 정책의 일관성과 산업 기반 강화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간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