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8일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1차 TV토론회는 유력 후보에 대한 정책 검증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집중 견제가 핵심으로 부각됐다. 이 토론회는 이재명 후보가 중심에 선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공격에 나서고,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비판적 지점을 보완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토론회 직후 여야 각 후보들은 자평과 평가를 내놓았지만, 정작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공방전’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여론조사 추이를 단번에 바꿀 만큼의 ‘결정적 장면’은 없었으며, 각 후보의 발언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머물렀다.
김문수 후보 최근 논란이 된 커피 원가 120원 관련 “지금도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자영업자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닭죽 장사보다 커피 장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북 송금 의혹과 외교관계 발언 등을 들어 이재명 후보의 정당성과 자질을 문제 삼았다.
이준석 후보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이 후보의 경제관과 정책 기반을 “괴짜 경제학”이라고 비판했다. ‘승수효과’ 설명을 두고 벌어진 공방에서는 양측의 경제 인식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정책적 쟁점 중에서는 지역별 최저임금 적용 논쟁이 눈길을 끌었다. 이준석 후보는 지방정부 중심의 차등 임금제를 주장했고, 권영국 후보는 그것이 지방 소멸을 초래한 일본 사례를 언급하며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논쟁을 지켜보는 태도였다.
한편,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논의에서는 권영국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유보적 태도를 지적하며 “결단의 문제”임을 강조했고, 외교정책에서는 ‘한미동맹 강화’와 ‘균형외교’ 사이에서 후보 간 입장 차이가 뚜렷했다.
이재명 후보는 공격보다는 방어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더 많이 연구하고 토론하겠다”고 밝혔고, 각종 쟁점에 대해 반박했다.
한편, 토론회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후보들 정책에 대한 내용을 많이 들을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토론회는 유권자들에게 후보 간 정책의 차이를 비교할 기회를 제공했지만, 가장 두드러졌던 점은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공세와 이에 대한 방어라는 구도였다. 뚜렷한 승자 없이 끝난 이번 토론이 향후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지만, 적어도 1차 토론의 주된 흐름은 ‘정책 대결’보다는 ‘반(反)이재명’ 연합 전선의 형성으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