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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근길 유세, 시민 고충 헤아리는 정치 되길

사설·칼럼·인터뷰

by sisaimpact 2025. 5. 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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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을 찾아 시민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을 찾아 시민들과 직접 소통한 일정은 정치인의 현장 중심 행보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다양한 세대가 자발적으로 사진을 요청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정치가 시민 속으로 들어가는 긍정적인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가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한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깊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신도림역은 수도권에서도 손꼽히는 혼잡한 환승역이다. 특히 출근시간대에는 유동인구가 집중되며, 시민들은 분 단위로 움직이는 출근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 유세를 위해 다수의 인원과 취재진이 몰리면서 통행이 방해되고, 시민들로부터 “빨리 지하철을 타야 하니 비켜달라”는 항의가 나오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김문수 후보가 시민들의 삶의 현장을 찾겠다는 의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시민의 일상을 방해하게 된다면, 그 의도마저 퇴색된다. 후보 본인뿐 아니라 일정을 기획한 캠프 역시 시민의 관점에서 충분한 검토와 배려가 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그것도 지하철 출근길을 방해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이라는 명분 아래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출근길을 막아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도 연결된다.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시민 다수의 기본적인 이동권을 침해하는 방식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 선거 유세도 마찬가지다. 표를 구하기 위한 전략이라면, 먼저 표를 주는 이들의 삶을 존중해야 한다.

 

김 후보 캠프는 이번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의 일정에서는 시민의 입장에서 무엇이 부담이고 무엇이 공감일지를 더욱 면밀히 살펴야 한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태도로 신뢰를 얻는다. 유세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방식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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