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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프랜차이즈 황제의 추락과 ‘반기업 정서’ 논쟁, 무엇을 말하는가

사설·칼럼·인터뷰

by sisaimpact 2025. 5. 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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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백종원 유튜브 화면 캡쳐

2025년 5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거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원산지 허위 표시, 품질 논란, 경찰 수사 등 연이은 사태 속에 백 대표는 세 번째 공식 사과에 나섰고, ‘기업인’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방송 중단 선언을 넘어,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한 기업 신뢰의 위기와 그 배경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더본코리아는 25개 브랜드, 3천 개가 넘는 점포를 보유한 국내 최대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중 하나다. 하지만 이 구조는 빽다방이라는 단일 브랜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외식 브랜드는 오히려 폐점이 출점보다 많은 역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장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주주들과 가맹점주들의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원산지 표기 위반 등 혐의로 대표이사와 법인 모두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경영 리스크나 개인의 실수 차원을 넘어선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반기업 정서”라고 진단한 바 있다. 그는 “기업인을 악으로 규정하고, 기업 활동 전반을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풍토가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 역시 이러한 정서의 연장선에서 이해될 수 있다.

 

물론, 더본코리아 사태는 단지 ‘반기업 정서’로만 설명되기에는 복합적이다. 기업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에 걸맞은 투명성과 책임이 요구된다. 특히 식품 안전과 소비자 신뢰가 핵심인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백 대표 스스로 “2025년을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하며 변화의 의지를 내비쳤지만, 이미 등 돌린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시장 신뢰, 프랜차이즈 구조의 불균형 문제 등 복잡한 과제를 한꺼번에 드러냈다. 동시에,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속에서 ‘기업’이라는 존재에 대한 한국 사회의 복합적인 감정도 읽힌다. 반기업 정서를 경계하되, 그에 앞서 정당한 비판과 요구가 존재하는 이유를 기업 스스로 성찰하지 않는다면, 신뢰는 회복될 수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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