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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1년 만의 지하철 시위 재개

사회

by sisaimpact 2025. 4. 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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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시위현장 (사진: 연합뉴스)

2025년 4월 21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출근길로 분주하던 승강장이 멈췄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주관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가 1년여 만에 다시 시작되면서 상행선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이날 시위는 제62차 탑승 시위로, 장애인 권리 입법을 촉구하는 행동이었다.

 

시위 참가자 일부는 휠체어를 열차 내부에 쇠사슬로 고정시켰고, 이로 인해 열차는 장시간 출발하지 못했다. 현장에서는 시위대와 출근을 서두르던 시민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급히 안전요원과 보안관을 배치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려 했지만, 혼란은 피할 수 없었다.

 

전장연은 “1년 넘게 기다렸음에도 국회는 장애인 권리 입법에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장애등급제 완전 폐지, 서울시의 장애인 노동자 400명 해고 철회, 그리고 이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약자동행은 약자약탈”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반복적인 외면과 침묵에 맞선 행동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시민 불편이라는 또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했다. 출근길 발이 묶인 시민들은 분노와 피로를 감추지 못했다. 일부는 “문제 제기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왜 우리가 반복적으로 피해를 봐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실제로 해당 구간의 열차 운행은 한동안 정상화되지 못했다.

 

전장연의 시위는 단순한 교통 방해가 아니라 이동권 보장을 외치는 절박한 호소다. 그러나 그 호소가 반복적으로 시민의 일상과 충돌하면서, 시위의 방식과 그로 인한 사회적 피로도 역시 함께 논의되고 있다. 권리를 외치는 목소리가 다른 이의 권리와 충돌할 때, 사회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장애인 권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고, 시민들은 또다시 멈춰선 열차 앞에 서 있다. 이 멈춤이 언제까지 반복되어야 하는지, 그 해답은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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