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 남은 피해자 100명 추정
대리모 구인 광고에 속아 조지아로 갔다가 감금당한 채 난자 채취를 강요받은 태국 피해 여성들이 지난 3일 방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방콕포스트)
태국 여성들이 대리모 일자리를 미끼로 조지아에 유인된 뒤 감금돼 난자를 강제로 채취당한 사실이 드러나 태국과 조지아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경찰청은 중국계로 추정되는 인신매매 조직이 태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SNS에서 대리모 구인 광고를 내고 조지아로 유인한 뒤 감금하고 난자를 적출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조지아 내무부도 이 사건과 관련해 최근 태국 여성 3명을 송환했으며, 외국인 4명을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귀국한 피해 여성들은 방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리모로 일하면 월급 2만 5천 바트(약 107만 원)를 받는다는 광고를 보고 두바이와 아르메니아를 거쳐 조지아로 갔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중국인 두 명이 그들을 태국 여성 60~70명이 있는 한 집으로 데려갔고, 피해자들은 그곳에서 난자 채취를 강요당했다고 말했다.
한 피해자는 “(난자 채취를 돕는) 주사를 맞고 마취한 뒤 기계로 난자를 추출당했다”며 “처음에는 대리모 계약이 있는 줄 알았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는 인신매매 조직이 중국 폭력조직과 연관돼 있으며,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 중 일부는 돈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난자 채취를 피하기 위해 꾀병을 부리기도 했으나, 조직에 여권을 빼앗긴 채 태국으로 돌아가면 체포될 것이라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의 귀국을 도운 태국 NGO ‘아동·여성을 위한 빠베나 홍사꾼 재단’은 조지아에 약 100명의 태국 여성이 여전히 감금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재단의 창립자 빠베나는 “지난해 9월, 몸값 7만 바트(약 300만 원)를 지불하고 풀려난 한 여성으로부터 이 사건을 처음 알게 됐다”며 “조직이 불법적으로 채취한 난자를 다른 나라로 밀수해 체외수정(IVF)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과 조지아 경찰은 추가 피해자 확인 및 인신매매 조직 검거를 위해 공조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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