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병사 개인의 일탈인가, 허술한 방첩인가…中에 기밀 넘긴 육군 병장

사회

by sisaimpact 2025. 5. 27. 09:15

본문

지난 3월 중 한미일 연합훈련 및 한미 연합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가 예정된 가운데 같은 달 7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 소속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이 출항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2023년 12월 육군에 입대한 한 현역 병사가 한미 연합 군사기밀을 중국 정보조직에 유출한 사건이 발생해 군의 방첩 체계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군 검찰이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구속 기소된 A 병장은 중국 출신으로, 어머니가 중국인이고 외조부모는 중국 로켓군 장교 출신이다. 그는 대부분의 생애를 중국 베이징에서 보냈으며, 군 입대 이전에도 중국 사회 및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생활을 해왔다.

 

A 병장은 전방부대 보급병으로 복무하던 중, 군복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중국 SNS에 게시했고, 이를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 연합참모부 군사정보국 천진공작처 소속 공작팀과 연결됐다. 그는 2023년 8월 휴가 중 베이징에서 해당 조직원을 직접 만나 정보원으로 포섭됐으며, 스마트폰 IP전송 프로그램을 활용해 군사기밀을 넘기기로 약속했다.

 

그가 유출한 문건은 미군이 작성해 한국군에 전달한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관련 자료였다. 문건에는 주한미군 주둔지 명칭, 병력 증원 계획, 적 정밀타격 표적 위치 등 작전의 핵심 내용뿐 아니라, 업무 담당자의 개인정보와 한미연합사령부 교범 목록까지 포함돼 있었다. 그는 이 대가로 중국 측으로부터 약 1700만 원 상당의 자금을 알리페이를 통해 수령했다.

 

이 병사는 올해 4월 방첩사령부 수사망에 포착돼 구속됐고, 5월 중순 일반이적 혐의로 정식 기소됐다. 문제는 A 병장의 개인적 동기나 배경뿐 아니라, 이러한 인물이 고위 군사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한 구조적 허점에 있다. 중국 출신으로 대부분을 중국에서 성장하고 군 경력을 지닌 가족과 함께 생활한 병사가 어떻게 군 복무 중 민감한 기밀에 접근하고, 별다른 감시 없이 해외 휴가 중 적성국 정보기관과 접촉했는지는 군 내부 보안 시스템 전반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이적행위로 치부되기엔 그 여파가 크다. 외국 정보기관이 자국군에 침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이며, 그 경로가 특별한 첩보전이 아닌 SNS와 개인 휴가를 통한 접근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방첩 역량의 보완과 더불어 복무자 배경 심사, 정보 접근 권한 관리, SNS 이용에 대한 지침 등이 재정비돼야 할 시점이다. 이 사건은 군 내부의 방첩 체계가 더 이상 과거의 기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신호탄이다.

 

☞ 사회를 바꾸는 힘! 시사 IMPACT

sisaimpact2024@daum.net
sisaimpact@kakao.com

Copyright © 시사 IMPAC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