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커피 120원" 논란 속 드러난 자영업자 현실…정치공방에 가려진 구조적 위기

사회

by sisaimpact 2025. 5. 19. 09:35

본문

사진: 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이 연일 심각해지는 가운데, 정치권은 ‘커피 한잔 원가 120원’ 발언을 두고 소모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통계는 자영업 환경이 구조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발언의 적절성을 넘어 자영업 생태계의 위기다.

 

통계청이 5월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61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0명 줄었다. 이는 올해 1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2022년 이후 보이던 회복세가 지난해 말부터 급속히 꺾인 결과다. 특히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7개월째 줄고 있으며, ‘1인 자영업자’는 3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경기 악화로 인한 고용 부담 회피 현상으로 해석된다.

 

폐업 지원 신청도 급증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희망리턴패키지 원스톱폐업지원’ 신청 건수는 5월 9일 기준 2만9269건으로, 연간 목표치인 3만 건에 육박했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실제로 시장에서 생존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은 거센 정치적 반발을 불러왔다. 국민의힘은 이를 자영업자를 ‘폭리 취하는 악덕 사업자’로 매도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이 대표는 해당 발언이 경기지사 재임 시절 불법영업 단속 사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발언을 둘러싼 정쟁이 자영업 생태계의 구조적 위기를 가리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는 국내 고용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나, 이들의 비중은 올해 들어 0.1~0.2%포인트 줄었다. 그만큼 자영업이 일자리 창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고 있는 것이다.

 

한편, 자영업자 감소와 함께 제조업 고용도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1~4월 기준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15.5%로,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특히 4월에는 12만4000명 감소하며 6년 2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한 대미 관세 부과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용 악화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자영업자와 제조업 종사자들이 동시에 고통을 겪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치는 커피 한 잔의 원가에 집착하고 있다. 정쟁의 언어가 아니라,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낡은 시선이 아니라, 이들이 생존하고 회복할 수 있는 실질적 정책과 제도다.

 

☞ 사회를 바꾸는 힘! 시사 IMPACT

sisaimpact2024@daum.net
sisaimpact@kakao.com

Copyright © 시사 IMPAC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