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집값과 전월세 문제를 둘러싼 민심 악화가 지지율 하락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가운데, 사법·치안·여권 내부 갈등 등 다른 정치적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8.9%로 전주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58.7%로 1.8%포인트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는 19.8%포인트로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지지율의 장기적인 하락세다. 이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7월 3주차 48.9%를 기록한 이후 7주 연속 하락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40% 선마저 무너졌다.
부동산 민심, 지지율 하락의 주요 변수로
이번 조사에서 리얼미터가 지목한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는 부동산이다.
리얼미터는 집값과 전월세 문제로 부동산 민심이 악화한 점을 지지율 하락 배경으로 제시했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과 주거비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악화된 것이 국정운영 평가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40대와 50대의 지지율 하락은 주목할 만하다. 40대 긍정평가는 43.6%로 전주보다 3.1%포인트 떨어졌고, 50대는 40.8%로 무려 7.5%포인트 하락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연령층에서 지지율 하락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 지지율 하락을 부동산 정책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리얼미터는 부동산 민심 악화와 함께 대법관 후보자 임명 거부를 둘러싼 논란, 제주 실종 사건을 계기로 한 경찰 불신, 여권 내부 갈등 등을 복합적인 하락 요인으로 제시했다. 즉 부동산 문제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지만, 하나의 원인만으로 최근의 지지율 하락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정당 지지도는 다른 흐름
흥미로운 대목은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의 정당 지지도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43.1%로 전주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의힘 역시 37.7%로 집계됐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하락했지만 민주당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이는 이번 조사 결과를 단순히 '정권 전체에 대한 민심 이반'으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반대로 대통령 개인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정당 지지도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이재명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특히 부동산과 주거비처럼 국민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문제에서 불만이 누적될 경우, 단순한 정쟁 차원의 논란보다 지속적인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관건은 부동산 정책의 체감 효과
이번 조사 결과가 정부에 던지는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부동산 가격과 전월세 문제가 국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체감하는 문제인 만큼,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의 방향뿐 아니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얼마나 빠르게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정책에 대한 오해와 시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할 수 있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집값과 임대료가 실제로 얼마나 안정되는지가 더욱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40·50대 등 핵심 중산층의 지지율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부동산 문제를 계기로 한 구조적인 민심 변화인지는 향후 여론조사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만으로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다. 그러나 부동산과 주거비 문제가 국정수행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치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향후 지지율은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민생 현장에서 국민들이 정책의 효과를 얼마나 체감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은 3.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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