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이 유럽 진출 14년 만에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소속팀 토트넘은 5월 22일(한국 시각)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대0으로 꺾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날 우승으로 토트넘은 1984년 이후 41년 만에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2008년 리그컵 이후 16년간 이어지던 무관의 한도 끝을 맺었다. 동시에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확보하며 명실상부한 유럽 무대 복귀를 알렸다.
손흥민에게 이번 우승은 더할 나위 없이 특별하다. 그는 유럽 무대 데뷔 후 함부르크, 레버쿠젠을 거쳐 토트넘에서만 10번째 시즌을 보내는 동안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개인 기록은 화려했지만, 팀 우승이 없다는 이유로 아쉬운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2021년 리그컵 결승에서 패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던 그는 이번 결승전에서 세 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한을 풀었다.
비록 부상에서 갓 복귀한 손흥민은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후반 21분 교체 투입돼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술적으로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날카로운 프리킥과 빠른 역습을 시도하며 팀에 힘을 보탰다. 특히 경기 종료 후 태극기를 두르고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장면은 수많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한 경기의 승리를 넘어선 상징성을 갖는다. 토트넘 구단 역사상 유로파리그 세 번째 우승이자, 손흥민 개인 커리어에서의 첫 팀 트로피이기 때문이다. 결승전 현장에는 약 5만 명의 관중이 운집했고, 경기 내내 치열한 공방전 속에서 토트넘은 조직력과 끈기로 승리를 지켜냈다.
손흥민은 “퍼즐을 완성하려면 모든 조각이 필요하다. 10년을 헤매다 마침내 마지막 조각을 찾았다”는 미디어데이 발언 그대로, 유럽 무대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완성해냈다.
한편, 손흥민은 최근 사생활과 관련해 금전 요구 및 협박을 당한 사건에 연루돼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경찰은 손흥민에게 허위 임신 사실을 알리며 거액을 뜯어낸 혐의로 여성 A씨를 구속했으며, 이를 빌미로 추가 협박을 시도한 공범도 함께 구속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