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어폰이 무너뜨릴 언어의 장벽
언어는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해왔다. 외국어 능력은 취업의 조건이자 국제 무대에 서기 위한 필수 자격처럼 여겨졌고, 반대로 언어의 한계는 소통을 막는 보이지 않는 벽이 되어왔다. 그런데 이제는 귀에 꽂은 작은 이어폰이 그 벽을 허물겠다고 나선다. 에어팟 프로3의 실시간 통역 기능이 그것이다.상상해보자. 해외여행 중에 식당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며 망설일 필요가 없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곧바로 이해하고, 내 말도 자연스럽게 번역되어 전달된다. 통역사가 없어도 국제회의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고,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부모와, 혹은 학교에서 더욱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언어가 만들어온 사회적 거리감이 단숨에 좁혀지는 장면이다.하지만 흥분만으로 바라볼 일은 아니다. 언어를 ..
사설·칼럼·인터뷰
2025. 9. 12. 16:40